혈액 투석 동정맥루 수술 후기 :: 365 건강생활
  • 2024. 3. 28.

    by. health 365

    '23년 11월 말에 몸이 급격히 붓기 시작하면서 

    조만간 혈액 투석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에 급하게 혈관외과를 알아보고  동정맥루 수술을 받았다. 

     

    동정맥루
    동정맥루

     

    참 얼떨떨한 마음으로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게 되었고, 

    전신 마취를 한 덕분에 큰 통증 없이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시술 일정이 오후에 잡혀서 시술 이후에 상태를 보고자 

    하루 입원해서 다음날 퇴원을 했다. 

     

    의사선생님께서 혈관 초음파를 보시고, 

    손목 근처에는 혈관이 약해서 상박에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위쪽에 팔꿈이 접히는 부분 근처에 만들게 되었다. 

     

    수술실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마취를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잠이 들어서 기억이 없고,

    한 2시간쯤 지나서 눈이 떠졌고

    눈을 떴을 때에는 거의 마무리가 되서 

    피부를 꼬매는 작업을 하고 계셨는데 

    뭔가 피부에 바느질을 하는 느낌은 나는데 아픔은 전혀 없는 느낌이 들었다.

     

    회복실에 돌아와서는 얼음찜질을 하면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식사는 크게 제약이 없어서 집에서 챙겨온 먹거리를 간단히 먹고

    칼륨 수치가 높아서 식사 후 칼륨 약을 먹었다.

     

    시술 자체는 2시간 30분 정도로 금방 끝났고, 큰 불편은 없었는데 

    끝나고 나서 팔이 많이 붓고 손등도 엄청 붓고..

    시술한 팔이 아파서 제대로 들지도 못했으며

    옷을 입고 세수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한동안 시술 받은 왼팔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두 오른팔로만 해결해야했다. 

     

    한 2~3주면 붓기가 가라앉으려나 했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거의 3개월 정도가 부어있었던 것 같다. 

    팔을 올려서 머리를 묶거나 세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거의 2달째가 되어서 조금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이런 수술을 받은 게 처음이라 

    모든게 걱정되고 나만 이렇게 팔이 부은 건 아닌가 

    붓기가 안빠지면 어쩌나... 엄청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3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니 손등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어느 정도 왼팔의 활동 반경도 기존의 85%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다.

     

    한동안 손가락도 못 움직였는데 몇주가 지나니 손가락이 조금 더 움직이고 

    그러다 몇 주가 지나니 손등이 조금씩 가라앉고

    그러다 몇 주가 지나니 팔꿈지 주변도 조금씩 가라앉는게 느껴지고 보였다. 

     

    시술한지 일주일정도 된 이후에도 작은 이벤트 들이 있었다. 

     

    동정맥루 만든 주변에 물집이 생겨서 병원에 가서 주사로 빼고 왓는데 

    그 물집이 없어진 게 아니라서

    그 안에 피가 고이면서 개구리볼 처럼 한 3cm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만지면 바로 터질 것 같은 생각에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고, 

    결국 그 안에 피는 주사로 빼내고 

    물집은 제거해주어서 또 며칠 밴드를 부치고 소독하며 지냈다. 

    피부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런 이벤트들도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 있어 감사했다. 

     

    현재는 시술 받은지 4개월이 지나서 

    팔의 붓기는 완전히 빠졌고 혈관도 잘 자라서 투석을 잘 받고 있다. 

     

    자가 혈관으로 했는데,

    사실 혈관외과에 처음 진료를 갔을 때에는 혈관이 약해서 

    자가혈관이 잘 성숙할 지 지켜봐야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혈관이 깊숙한 곳에 있으면 위쪽으로 들어 올리는 수술을 추가로 해야한다고도 했다. 

     

    또한 시술한 이후에 팔이 2달 동안 정말 땡땡하게 부어서 

    불안한 마음에 초음파를 다시 봤는데 

    투석 혈관 주변에 가지혈관이 자라서 

    붓기가 계속되는 경우 가지혈관을 묶는 시술을 추가로 해야한다고도 해서 

    사실 많이 속상해하고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시술한지 6~7주 정도 지나서 

    혈관이 많이 자랐고 들어올리는 시술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지혈관 묶는 시술을 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투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투석 병원에서 혈관이 남자혈관처럼 튼튼하게 자랐다는 말을 들었고,

    혈관이 곧게 잘 자랐다고 하며 간호사 분들이 혈관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투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현재 투석을 받는 과정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해주시고 돌보아주시는 것을 강하게 느꼈고,

    날마다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투석을 받으며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지

    과연 직장생활이 가능할지도 너무 걱정스러웠고 고민하던 부분이였는데 

    그런 일상의 문제들도 너무나 감사하게 잘 해결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 투석을 받고 있으니 매일이 감사한 일상이다. 

     

    혹시 동정맥루를 받으셔야 하는 분들.. 

    마음이 어려운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막상 시술 자체는 크게 힘들지 않은데

    투석을 준비하는 과정 가운데 마음이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너무나 피하고 싶었고 그 시간을 너무나 어렵게 지나왔기 때문에.. 

    어려운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투석을 받으며 지내는 일상이 너무 평안하고 감사해서,

    투석 전에 두렵고 불안했던 삶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그렇게 아프지도 않으며

    그렇게 힘들지도 않고 

    또 이 상황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니 

    혹시 투석을 앞두고 걱정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투석인의 일상이 잘 알려진게 없어서 

    나도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병원을 정기적으로 가야해서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투석을 통해 나머지 시간을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글 재주는 없지만,

    가끔 시간이 될 때마다 일상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혹시나.. 언젠가.. 누군가 내가 글들을 보며 힘을 얻고 삶의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